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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목적지는 미국, 정확히 말하면 샌프란시스코와 마운틴 뷰, 팔로알토 등지를 아우르는 베이 지역(Bay Area) 일 것입니다. 소위 FAANG으로 일컬어지는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애플(Apple),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주요 오피스들이 있는 곳이고(아마존의 본사는 워싱턴 주 시애틀 소재), 에어비앤비/리프트/우버/드랍박스 등 빠르게 성장하는 상장 직전의 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헤아리기도 어려운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모여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베이 지역은 전 세계의 인재들이 몰리는 곳이자, 그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채용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베이 지역 외에도 시애틀, 뉴욕, 시카고, 오스틴 등 다양한 도시에서 매력적인 테크 기업들이 도전적인 문제와 넉넉한 보상을 쟁여두고 오늘도 인재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취업을 하는 방법은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제한적인 편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전세계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모자란 관계로 많은 나라가 소속, 경력, 학위 여부 등 필요한 자격을 만족하면 어렵지 않게 비자(정확히는 work permit)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미국 시민권/영주권이 없는 사람이 work permit을 얻기 위한 경로는 다른 국가 대비 비교적 번거로운 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work permit을 위한 일반적인 경로들과 함께, 미국에서 취업할 만한 회사를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DISCLAIMER: 저는 이민법 전문 변호사가 아니며, 해당 정보는 작성자의 지식 수준, 시간의 흐름 등에 따라 잘못되었거나 유효기한이 지난 정보일 수 있습니다.
H 비자는 특수 분야의 전문직에 한해 3년 간 미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비자 종류입니다. 한 번 비자를 받으면 추가로 3년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일정 기간 후 학사 이상의 학위가 있을 시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므로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찾는 비자이기도 합니다.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학사 이상의 학위와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이 요구되며, 이직을 위한 visa transfer도 가능합니다.
다만 인도/중국을 중심으로 H1B 비자를 신청하는 인원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매년 발급되는 비자의 개수는 제한되어있는 관계로 추첨을 통해 비자를 발급해주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H1B 비자는 매년 85000건 발급되며, 비자 신청 건수는 2015년 이후 매년 20-30만건을 넘고 있어 경쟁률이 해마다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즉, 오퍼를 받고도 비자 추첨에서 떨어지면서 취업이 곤란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H1B 추첨 실패 시 대안(캐나다 등의 다른 국가 지사로 재배정 등)이 있는 큰 테크기업이 아닌 한 H1B 스폰서의 형태로 해외 지원자의 채용을 시도하는 회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H1B 비자는 매 해 4월 일괄적으로 신청이 이루어지며, 추첨에서 당첨된 인원은 10월부터 근무가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H1B 비자 접수를 목표로 한국에서 지원할 시 지원 시점을 해당 일정에 맞추어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L1 비자는 소위 '주재원 비자'로 불리는 비자 카테고리로, 미국 회사와 지사, 계열사, 공동투자회사 형태로 연결되어있는 타국 회사에서 임직원을 주재원 자격으로 미국에 파견할 때 활용하는 비자입니다. 신청자가 대상 회사에서 최소 1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나, 이 외에는 별도의 제약사항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애용하는 비자 종류이기도 합니다. 다만, 직원 입장에서 해고를 당할 경우 해당 비자는 다른 기업으로 transfer가 불가능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석사 진학 시 취득하는 비자는 기본적으로 취업이 불가능한 임시 비자(F-1)이나, 졸업 후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이라는 이름으로 12개월간 취업이 가능합니다. 특히, 과학/공학/수학 관련 학위(STEM) 취득자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긴 24개월의 기간동안 취업이 가능하므로, 이 기간동안 H1 등의 비자로 이관을 하여 미국 체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 소지자는 H1B 추첨에서도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매년 85000건의 비자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 소지자들을 위한 20000건의 비자는 Advanced Cap이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추첨을 한 후, 그외 지원자와 Advanced Cap 추첨 탈락자를 남은 65000건의 비자를 대상으로 한 번 더 추첨을 진행하게 되므로, 매 해 추첨을 두 번 진행하는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예술/체육 분야의 전문가, 학위 소지자 중 세계적으로 알려진 연구 성과의 보유자 등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인원에 한해 발급되는 특수한 형태의 비자입니다. 알려진 명확한 기준이 있기보다는 지원자의 여러 강점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발급되는 비자이므로, 자세한 사항은 전문 변호사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호주 시민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추첨이 이루어지는 E-3 비자, 캐나다 시민들이 발급 가능한 TN-1 비자 등의 방법이 존재합니다. 해당 국가의 시민권 획득이 가능하기는 하나, 미국 취업을 위해 해당 국가의 시민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드문 관계로 별도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비자는 스폰서, 즉 지원자를 채용할 의향이 있는 기업의 법적/절차적 지원이 있어야 신청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비자 스폰서가 가능한 기업들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미국의 이민국(USCIS; 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 에서는 매년 H1B 비자를 스폰서한 고용주들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해당 정보들을 검색이 가능한 DB 형태로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있는데요, 비자를 스폰서해준 기업, 지역, 지원자의 직업, 연봉 정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연봉 정보의 경우, 앞에서 언급한 보상의 종류 중 기본급(salary)만 공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다가 L1 비자로 미국으로 넘어가는 형태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테크 기업들 중 몇몇 기업들은 임직원의 사내 transfer에 큰 제약이 없는 경우가 있고, 특히 Amazon/Google 등의 큰 기업들은 내부 이동이 매우 자유로운 편입니다. 직원들의 의욕을 꾸준하게 높게 유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나, 이미 채용 허들을 넘은 직원을 원하는 업무에 맞추어 재교육하는 쪽이 외부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보다 인적/시간적/경제적 차원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3. 어떤 나라로 갈까? - 미국 외 지역] 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