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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후기 8. 면접 후기 (4) 오퍼 협상

careers3 min read

Table of Content

  1. 프롤로그 - 우리는 왜 떠나는가
  2. 어떤 나라로 갈까? - 미국
  3. 어떤 나라로 갈까? - 미국 외 지역
  4. 해외 기업들의 엔지니어 채용 과정
  5. 면접 후기 (1) 이력서 준비와 지원
  6. 면접 후기 (2) 온라인 인터뷰
  7. 면접 후기 (3) 온사이트 인터뷰
  8. 면접 후기 (4) 오퍼 협상
  9. 마치며 - 우리는 왜 떠났는가

짧아도 3-4주, 길게는 3개월이 넘게 걸렸던 긴 채용 프로세스를 거쳐 드디어 오퍼를 받았습니다. 저는 준비하는 기간까지 합치면 이직 준비 시작부터 오퍼까지 반 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요, 재직중인 회사에서 퍼포먼스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퇴근 후에는 틈틈이 이직할 회사 탐색과 리크루터와의 연락, 면접 준비등을 병행하다 보니 점점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 가뭄에 단비처럼 날아온 오퍼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그러나 테크 기업의 이직은 오퍼를 받았다고 해서 끝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많은 테크 기업들이 (아직까지는) 한국의 기업들에 비해 더 좋은 조건의 오퍼를 채용 예정자들에게 제안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을 함으로서 이직(혹은 취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 또한 채용 절차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채용 제안을 받은 후 최종적으로 오퍼를 협상한 과정과, 오퍼를 승낙하고 출국을 준비하기까지의 여정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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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이 건설중인 마운틴 뷰 본사 확장 조감도. 출처: The Verge

테크 기업 오퍼 뜯어보기

FANG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테크 기업을 포함해 실리콘밸리와 세계 각지의 테크 기업들은 보통 아래와 같은 형태의 오퍼를 채용 대상자들에게 제안합니다. 각각의 구성 요소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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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earless Salary Negotiation.
  • Base Salary: 말 그대로 기본 연봉. 오피스가 위치한 현지 환율로 계산한 현금입니다.
  • Target Bonus: 직원이 일정 수준(보통 평균치) 이상의 퍼포먼스를 냈을 때 연봉에 추가되는 금액. 마찬가지로 현금이며, 입사 후 낮은 퍼포먼스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문제없이 지급됩니다.
  • Sign-on Bonus: 일종의 계약금인 입사 보상금.
  • Equity(Restricted Stock Unit): 보통 자사의 주식, 혹은 주식가치에 비례하는 현금 형태로 지급되는 보너스.

주로 Base Salary는 직급이 높아져도 비교적 크게 오르지 않으나, 직급이 높아질수록 RSU의 양이 많아짐으로서 전체 연봉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특히 성장하는 기업의 경우 주식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것 이상의 큰 이익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지만요...)

Bay Area 지역의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기업은, 직원들이 직접 사내의 직급 테이블과 직급별 연봉 정보를 익명으로 크라우드소싱해서 현재 채용 시장의 물가 수준(?)을 비교하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levels.fyi 라는 사이트에서 해당 정보를 자세하고 비교적 신뢰도 높게 다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퍼를 받은 후 내 오퍼가 '시장 평균'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비교해가며 적당히 감을 잡으면 이후 협상의 방향을 잡는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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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y Area의 연봉 분포. 출처: levels.fyi.

구직자의 가장 좋은 무기, 카운터 오퍼

한국이든 해외든 상관없이, 구직자의 입장에서 오퍼를 협상할 때 가장 필요한 카드는 무엇보다도 다른 회사에서 들어온 제안입니다. 연봉 인상을 요청할 때 '다른 회사에서는 이런 제안이 들어왔는데...' 라고 말을 꺼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편하고 부담없는 선택이지요. 특히 시장에서 보기 드문 시니어급이나 스킬셋을 갖춘 인재가 카운터 오퍼까지 있다면, 본인의 협상 능력에 따라 처음 오퍼에서 크게 올라간 금액이나 더 높은 직급의 제안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카운터 오퍼가 있더라도 연봉 인상을 먼저 요청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신경 쓰이는 일입니다. 저는 무작정 'A사는 이만큼 준대던데요’ 라고 들이대는 것보다는 좀 더 정중하지만 설득력있는 요청을 해 보려고 노력했는데요, 이를테면 다음과 같습니다.

"AA 팀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제안을 주셔서 너무나 기쁩니다! 멋진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다만, relocation 비용과 가족 부양에 드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BB 사에서 들어온 오퍼를 거절하기 힘들다는 것을 공유드리고 싶습니다. AA 팀의 비전에 깊이 공감하고 저 또한 그 비전을 공유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오퍼를 그대로 승낙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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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etitive한 오퍼 2-3개 정도만 있으면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못 먹어도 일단 협상

그렇지만 카운터 오퍼가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아도 받기 어려운 오퍼를 하나도 아니고 여러개를 받아서 협상에 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마 한국에서 이직하는 대부분의 경우 카운터 오퍼가 없는 경우가 많을텐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경우에도 협상에는 임해볼 것'을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보통 회사 입장에서 협상의 여지를 감안해서 첫 오퍼를 정해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전히 조금이라도 더 나은 오퍼를 받을 여지는 있고, 회사 입장에서 오퍼를 올려주지 않더라도 손해볼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협상을 제안할 때, 인상을 기대해볼 수 있는 오퍼 구성 요소에는 다음 항목들이 있습니다.

  • Sign-on Bonus: 1회성 제안이므로, 애매하게 차이나는 오퍼를 맞춰줄 때 많이 사용되는 제안입니다.
  • Stock(RSU): 일반적으로 현금으로 지급되는 기본급보다는 주식으로 지급되는 RSU의 인상폭이 더 큽니다.
  • Relocation Support: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relocation bonus의 규모가 커지거나, 추가 보상(일정 기간의 임시 거주지원 등)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출국 준비하기

오퍼 협상이 끝나면 정말로 길고 길었던 해외취업의 여정이 끝났습니다. 이제는 마음 편하게 비자와 이사 일정을 준비하기만 하면 됩니다!

해외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비자 / 항공 / 임시 숙소 / 현지 부동산 계약 등을 도와주는 relocation agent사와 계약하여 임직원의 이동을 돕고 있습니다. agent에서 요청하는 서류만 제때 제공하면 비자 처리도 문제없이 진행될 뿐 아니라, 항공편과 짐 이동, 새 집을 찾는 동안 잠시 거주할 숙소와 차량, 짐을 보관해둘 임시 창고 등 해외 이사와 초기 생활에 필요한 부분들을 편하게 지원받을 수 있으므로, 큰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relocation support을 지원하지 않는 회사도 드물지만 존재합니다.)

비자 발급시 꼭 필요한 서류 외에, 개인적으로 해외로 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미리 챙겨두면 도움이 되었던 준비들을 아래에 간략히 메모해놓습니다.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 출신 학교와 이전 직장들의 영문 재직증명: 아주 가끔 필요할 때가 있는데, 미리 발급해서 스캔해놓으면 귀찮은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은행 계좌, Tax File Number 혹은 외국인 등록번호: 국가에 따라 다릅니다만, 일부 국가의 경우 은행 계좌 개설과 세금 계산에 필요한 일종의 주민등록번호 발급을 온라인으로 미리 처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은행 계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입국 후 지점에 방문해야 합니다.)
  • 비상금, 국제운전면허: 자세한 설명은 생략...
  • 공인 영어성적(IELTS/TOEFL): 일부 국가에서 영주권 수속을 밟을 시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긴 해외취업 후기가 거의 마무리되었습니다. [9. 마치며 - 우리는 왜 떠났는가] 에서 남은 이야기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